흉기 난동 30대 여성…실탄 대응

총기 사용 규정 위반 논란

[중부광역신문  2014-09-01 오전 6:44:00]

휴일 아침 서울 방배동 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던 30대 여성에게 공포탄이 아닌 실탄을 발사해 총상을 입혀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7시2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주차장에서 A(32·여)씨가 30㎝가 넘는 흉기 2개를 들고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운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에 출동한 남태령지구대 소속 김모 경위 등 경찰관 2명은 A씨에게 수차례 경고한 뒤 삼단봉을 사용해 검거를 시도했다. 하지만 A씨가 흉기를 휘두르며 반항하자 오전 7시8분께 김 경위가 실탄 2발을 쐈다.

A씨는 오른쪽 쇄골과 양다리에 각각 관통상을 입고 50m가량 도주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011년 같은 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공포탄을 쏴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을 제압한 사례는 있었지만, 즉시 실탄을 사용해 총상을 입힌 것은 이례적이다.

같은 해 경찰이 공포탄 등을 쏴 범인을 검거한 사례가 6건 정도 있었지만 감찰 조사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를 사용한 경찰관이 피소당한 사례도 없었다. 오히려 이 중 4명은 정당하게 총기를 사용했다며 경찰청장 등으로부터 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규정에 맞지 않는 총기 사용으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 과정에서 제압 대상이 실탄에 관통당하는 부상까지 입어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경찰장비의 사용 등에 관한 규정 제9조(총기사용의 경고)에 따르면 경찰관은 사람을 향해 권총 또는 소총을 발사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구두 또는 공포탄에 의한 사격으로 상대방에게 경고해야 한다.

경찰관을 급습하거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일으키는 범행이 눈 앞에서 실행되고 있는 등 상황이 급박하면 경고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광주 서울 방배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기자들과 만나 "평상시 같으면 공중을 향해 발사를 하는데, 수차례 경고해도 '쏘려면 쏘라'며 달려들어 위해가 수반되는 상황으로 판단했다"며 "공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위해를 수반했기 때문에 정당 방위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총에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이 장전돼 있었다는데 급박한 상황에서 방아쇠를 반쯤 당기다 보니 공포탄을 넘어가 실탄이 발사됐다"며 "(공포탄을 넘어간 실탄 발사는) 이 사건이 일어난 뒤 자체 실험으로 처음 알게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당시 구두로 미리 경고했고, 공포탄이 아닌 실탄을 발사한 것은 실수였다고 항변한 셈이다. 하지만 첫번째 사격이 공중을 향하지 않았고 실탄이 A씨의 쇄골을 관통하고 나서도 재차 총을 발사한 대목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게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모두 경력 25년의 '베테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 총기 사용 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현장에 출동할 때 가지고 가야할 무기도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 규정상 1명은 테이저건(전자충격기)을 들고 나가야 하지만 당시 경찰은 총과 삼단봉을 가지고 나갔다고 인정했다.

이 과장은 "당시 삼단봉과 총을 가지고 나갔는데, 한 명은 총으로 위협하고 한 명은 삼단봉으로 방어하면서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기본 출동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을 경찰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한편 경찰은 A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관의 대응과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 감찰 조사 중이다. 또 A씨가 안정을 취하는 대로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A씨의 가방에는 송곳 2개와 포크 2개, 커터칼 1개 등 흉기가 추가로 발견됐다. 가족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우울증 등을 앓고 있어 약물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기사제공 : 중부광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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